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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 취업 & 자격증/생생한 현장 이야기

나영석 PD가 직접 답해준 지식인 질문들


안녕하세요. 나영석 PD입니다. tvN 에서 <삼시세끼 정선편><삼시세끼 어촌편><꽃보다 할배><꽃보다 누나><꽃보다 청춘><신서유기> 를 연출했었는데요. 현재 <삼시세끼 고창편>으로 매주 금요일 밤 여러분께 인사 드리고 있습니다. 



질문 1. 프로그램 한 회 를 만드실때 많은 스텝들의 수고가 필요할텐데요, 제작과정이나 준비과정(사전답사)등 궁금합니다. 

저와같은 PD 지망생들에게 사전에 많이 알아두면 좋은것들 혹시 있나요?


나영석 PD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기본적으로 “협업” 입니다. 

<삼시세끼>로 예를 든다면.. <삼시세끼 고창편>은 저를 포함한 피디 8명과 작가 7명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일단 시작은 기획 이겠죠. 기획의 키는 간단합니다. “익숙하면서 새로울 것” 이게 원칙입니다. 

시청자는 늘 새로운 자극을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적극적으로 공감하길 기대합니다. 


기본적으로 ‘시골에서 살아보기’라는 간단한 컨셉으로 익숙한 공간을 만들어내되, 

오리를 키운다던가 논농사를 짓는다던가 새로운 인물을 캐스팅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새로운 지점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기획이 끝나면 출연자를 섭외하고 장소를 물색합니다. 직접 답사를 다니거나 주변의 제보를 받아서 어울리는 장소를 찾아냅니다. 

고창의 그 집은 <1박 2일>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군청 직원의 제보로 알게 된 곳이었습니다. 

장소가 정해지면 촬영 컨셉에 맞게 수리 및 개조를 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제작진은 직접 마을에서 생활하며 일어날 수 있는 각종 변수들을 미리 파악합니다. 

가장 가까운 읍내는 어디인지 얼마나 걸리는지, 마을 사람들은 어떤 농사를 짓는지, 이장님 성격은 어떤지, 

뒷집 할머니네 강아지가 생후 몇 개월인지 등등 출연자들이 마주칠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가능한 모든 상황을 제작진이 겪어보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피디와 작가들이 함께하며 그걸 바탕으로 촬영계획을 세우고 촬영을 합니다.


질문 2 나PD님의 편집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나영석 PD

편집의 요령은 이렇습니다. 

“재미없는 부분은 잘라내고 나머지 부분을 말이 되게 붙이는 것” 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렇다면 ‘재미있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 입니다. 

재미란 단순한 웃음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시청자로 하여금 프로그램을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을 재미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출연자의 농담 한마디도 재미겠지만, 비가오는 고즈넉한 앞마당의 풍경 또한 “재미”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프로그램의 재미를 만드는 부분을 다각도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편집의 가장 중요한 부분 입니다.


질문 3나영석 PD님, PD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나영석 PD

대학교 다닐 때 연극반을 했었고 거기서 뭔가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재미를 느꼈습니다. 

이 일을 계속하고 싶었는데, 연극하면 배고프다고 다들 말려서 피디를 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4 나영석 PD님, 연출하신 프로그램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은 무엇 인가요?

나영석 PD

역시 <꽃보다 할배>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 일을 계속 하더라도 그만한 프로그램은 못 만들 것 같습니다.


질문 5 나영석 PD님, 슬럼프가 있었다면 언제였는지, 그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나영석 PD

슬럼프는 결국 대중과의 소통에 실패했을 때 옵니다. 

쉽게 말해서 프로그램으로 욕먹을 때 옵니다.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일해야 하니 도망도 못가고…

그냥 술도 마시고 어영부영 하다가 잊어버립니다. 


더 좋은 거 만들어서 얼른 욕먹은 거 덮어야지 하면서 힘을 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6 나영석 PD님, 지금 하고 있는 아이템들이 다 고갈된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걸 도전해 보고 싶으신가요?

나영석 PD

그런 고민, 굉장히 많이 해 보았습니다. 


여행과 음식,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지금까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

대중들이 만약 지겨워하면 그때는 어쩌나 하고 말입니다. 결론은.. 모르겠다 입니다.

일단 여행과 음식이라는 테마는 제가 좋아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힘 닫는 데 까지는 이걸 가지고 해 볼 생각입니다. 


그 후에는.. 생각만 해도 암담하고 한편으로는 책임감 없는 답변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때 가서 생각해보지 뭐 하는 심정으로 미뤄두고 있습니다.


질문 7 나영석 PD님, 음악이랑 장면이랑 아주 절묘하게 맞는다는 느낌이 많은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편집하시나요?

그리고 완전 팬입니다 1박2일 볼 때도 아저씨만 좋아했어요

나영석 PD

팬이라니 감사합니다. 아저씨라니 씁쓸하네요. 


그리고 한가지 고백할게 있습니다.

편집의 감각이란 쉽게 마모되고 뒤처지는 것 입니다.

젊은 후배들이 저보다 훨씬 편집을 잘한다는 걸 3년쯤 전부터 가슴 아프지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아름다운 편집들은 모두 후배 피디들이 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편집이 끝나면 음악감독님들이 그 위에 음악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작업했지만,

요즘은 일단 편집하고자 하는 테마에 맞게 먼저 음악을 선곡한 후,

리듬과 가사에 맞게 그림을 붙여 나가면서 조화로움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출처: 네이버 오늘의 질문 초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