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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 취업 & 자격증/생생한 현장 이야기

캐나다취업이야기 | 실업계고 출신인 내가 캐나다 식품유통 바이어가 되기까지.

반 발짝만 가더라도 앞으로만 가자!

백레이 [캐나다 | 식품유통 바이어]

 

 


나는 불가능을 말할 때 ‘거의’와 ‘완전’ 다르다고 생각한다.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은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는 뜻이고 완전 불가능하다는 것은 1%의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실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년제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지방 4년제 대학 영문과로 편입했다. 대학교 3학년 때까지 영어로 한마디 말도 못했던 나를 생각하면 지금 나의 해외 취업은 완전 불가능에서 시작된 것 같다. 

다행인 것은 그 상황에서도 내 스스로 예외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막연하게 생각하기보다 자신에게 맞춰 계획을 세운다면 해외 취업은 도전해 볼 만한 꿈인 것 같다.

 

12년의 준비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처음 꿈은 해외 취업이 아니었다.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캐나다에서 살면서 그 사회에 완전히 속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 문화와 캐나다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유창히 구사하며 다민족 국가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살고 싶었다. 무엇보다 밴쿠버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 여유로운 일상을 늘 가까이하고 싶었다.


12시간씩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 동안의 캐나다 여행 자금을 모으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해 2월 나는 밴쿠버의 맑은 공기를 맛볼 수 있었다. 얼마 후 밴쿠버에서 일식당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게 되어 1개월 계획으로 갔던 밴쿠버 여행이 8개월로 연장되었다. 그 기간 중 5개월 동안은 영어 학원을 다니고 저녁 시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나머지 3개월 동안은 아르바이트와 여행으로 밴쿠버 라이프의 첫걸음을 디뎠다. 밴쿠버에서 생활하는 동안 나는 식당 영어 표현도 배우고, 간간이 손님들과 영어로 대화도 나눴다. 집에서는 무조건 영어 방송을 보고 팝송을 따라 불렀다. 그렇게 나는 5개월 동안 파트타임으로 영어 학원을 다녔지만 1년 넘게 풀타임으로 어학연수만 했다는 학생들보다 더 자신 있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호주에서 준비해 놓았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조금 수정하여 총 세 곳에서 인터뷰를 보았고 다행히 취업 비자를 스폰해 줄 수 있는 기업을 찾아 3년 동안 일을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무역과 구매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취업이 될 수 있었고, 그곳에서 해외 구매와 현지 구매를 담당하고 신규 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의 일을 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생각하면 놀랍지만 거북처럼 조금씩 그리고 반 발짝씩만 가더라도 앞으로만 가면 된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다 보니 그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2014년 나는 세 번째의 해외 취업, 캐나다에서의 두 번째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전에 일하던 컨테이너 물류 회사에서는 6개월간 일하다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었고 육아에 전념하다 2014년 봄 다시 해외 취업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다.


지금 일하는 곳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유통 업체를 모기업으로 둔 회사이며, 나는 이곳에서 식품 바이어로 일하고 있다. 10명의 바이어와 함께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제품 구매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팀 리더들, 모기업과 함께 진행하는 신규 아이템 론칭 프로젝트, 신규 아이템 개발, 발굴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내 회의, 팀원 회의, 팀 프로젝트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글로벌 회사의 세일즈 팀원들과의 회의 등 많은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여 앉아 영어로 회의를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문득 내가 영어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있을 찾아 해외로

내가 해외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학교, 좋은 스펙보다는 한국과 미국에서의 실무 경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2년 동안 일할 때는 작은 무역 회사였기 때문에 업무를 포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무역, 구매, 물류, 은행 업무, 통관 등 하루에 평균 11시간씩 내 사업처럼 일을 하고 주말에는 실무 무역 강의를 들었다. 그 기간에 배운 무역 이론과 실무, 해외 구매에 필요한 자질들은 차후 나의 커리어의 큰 뿌리와 버팀목이 되었다.


그때의 경력을 바탕으로 뉴욕에 있는 식품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나는 무역과 현지 구매뿐 아니라 나에게 새로운 분야였던 마케팅과 신규 제품 개발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었다. 그 기간에 현지인들과 영어로 업무를 보며 경력을 쌓고 영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기에 캐나다 회사 취업이 가능할 수 있었다. 

나라가 바뀌고 구매하는 제품도 달라졌지만 무역에 필요한 용어와 절차, 바이어가 갖추어야 할 업무 능력으로서의 협상, 제품 개발, 마케팅 기획, 사후 관리 능력 등은 거의 동일했다. 그래서 그곳에서 내가 이루었던 성과들을 나의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몇 번의 도전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낙심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번에 안 되면 무엇 때문에 안 되었는지를 파악하고 보완해서 다시 시도해 볼 수 있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절대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성공이라는 보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출처: 월드잡 (www.worldjob.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