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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 취업 & 자격증/생생한 현장 이야기

중국인턴생활기 | 29살에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에서 인턴으로...



안정된 직장을 뒤로 하고

스물아홉 살이나 먹은 나이에 하나투어에서 채용을 전제로 뽑은 인턴을 자의로 그만두게 됐다.  “우리 아들이 이제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게 됐다”면서 미소가 끊이지 않으셨던 어머니의 모습과 날이면 날마다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청년 취업난 기사, 취업정보 사이트의 구직에 대한 어려움 호소 글 등을 접할 때면 이 길을 선택하는 데 따른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이 나를 짓누르곤 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남자라면 넓은 세상에 나가 많은 것을 보고 야망을 가져야 한다”고 지지해주셨고, 나 자신도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도전을 더욱 허락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과감하게 ‘글무’(글로벌 무역인턴십)에 참가하기로 했다.

 

조선산업의 거대함에 놀라다 

현대종합상사는 선박, 화학, 철강, 비철 등 다양한 아이템을 다루기 때문에 해당 업계의 비즈니스 메일과 관련 기사, 정책, 법률 자료를 번역하고 때로는 작문을 하기도 하며 다양한 업계의 거시적인 흐름과 지식을 쌓을수 있다. 

내가 한 일 가운데 국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 각종 경제지표 조사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역업뿐만 아니라 대다수 업체가 국내총생산(GDP), 통화량, 환율 등의 경제지표를 근거로 경영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철저한 지표 조사는 경영전략 수립의 근거가 된다. 이런 과정은 종합상사 비즈니스의 시작과 끝은 무엇인지 큰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나는 또 바이어, 때로는 셀러의 입장에서 고객과 만나는 미팅에 동행하기도 했다. 비록 미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진행할 때 양측 대화의 흐름과 분위기를 익힐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방’이 중요하다

중국은 내게 꽤나 친숙한 곳이었다. 교환학생으로 중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자는 상용비자(M비자)를 발급받으면 3개월간 중국에 체류할 수 있고, 비자 기간이 만료되면 잠시 귀국해서 다시 받으면 되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내가 머물렀던 상하이 역시 7만 명의 한인을 보고 한국 식자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마트를 비롯해 여러 한인 대상 상점이 성업 중이어서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한국 음식점이 중국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아서 중국 음식이 입에 맞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아마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연수기간인 6개월에 맞춰 방을 구하는 문제일 것이다. 나 역시 한국에서 중국 부동산 홈페이지를통해 매물로 나온 방을 보고 상하이로 날아가 “직접 가서 보자”고 하니까 “그 방은 이미 나갔다. 대신 다른 방을 보여주겠다”는 식의 미끼상품으로 드러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방을 구해야 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1년 단위로 부동산 계약을 하기 때문에 반년짜리 매물을 찾기도 힘들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방을 검색할 때는 먼저 회사에서 얼마나 떨어진 지역에 거주할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인터넷에 올라온 매물 광고를 보기도 했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가면서 길거리에 있는 부동산에 들어가 예산을 말한 뒤 “방을 보여달라”고 한 경우가 많았다.

사실 방을 보러 간다는 게 말이 쉽지, 하루에 3~4개를 보고 나면 녹초가 되고 방도 그만큼 많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동산에 전화로 문의할 때는 먼저 그 방을 직접 찍은 사진이 있는지 물어보고 만약 있다면 웨이신 등을 통해 사진을 받아보고 직접 보러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게 좋다. 부동산을 방문할 경우에도 자신의 전화번호를 주고 “조건에 맞는 방이 나오면 나중에라도 연락을 달라”고 해야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가격 흥정에도 유리하다.


중국에서 방을 구할 때 주의해야 또 다른 사항은 ‘방의 등급’이다. 중국의 부동산 홈페이지를 둘러보면 ‘老装<普通装<精装<豪华装’ 식의 등급이 존재한다. 여기서 ‘장(装)’ 은 인테리어나 가구의 상태 등을 포괄한 것으로,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오래된<보통<뛰어난<호화로운’의 등급이다.

따라서 상하이에서 중국 고대 문명을 피부로 느끼면서 살고 싶은 게 아니라면 ‘老装’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가 보지 않는 게 좋다. 또한 우리의 ‘보통’과 중국의 ‘보통’은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普通装’도 추천할 만한 게 못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야 할 방은 ‘精装’이다.(‘豪华装’은 인테리어를 새로 했음은 물론, 가구도 고급스러워 당연히 방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개 ‘精装’이라고 돼 있는 방은 비싼 편이다. 그렇더라도 발품을 팔면 반드시 자신의 요구수준에 근접한 방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무려’ 6개월을 보낼 보금자리를 찾는 일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 취업은 한국 업체를 통하라

현대종합상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접하면서 내가 잊을 만하면 들렀던 사이트가 코트라 청도 무역관의 이평복 고문님이 ‘네이버’ 카페에서 운영하는 ‘중국 비즈니스 포럼(http://cafe.naver.com/kotradalian)’이다. 중국 주재원 혹은 관리자로써 중국에서 뜻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카페의 이평복 고문님과 여러 회원님들의 인사, 노무, 기타 실무에 대한 자문자료와 법률자료, 사례, 각종 이슈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논평을 접할 만하다.


그리고 중국에서 구직활동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구직 사이트인 ‘사람인(www.saramin.co.kr)’과 코트라의 ‘월드잡(www.worldjob.or.kr)’, 무역협회의 ‘잡차이나(http://jobchina.jobtogether.net) 같은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할 만하다. 

사실 중국의 검색엔진에 ‘招聘’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많은 구인·구직 사이트를 볼 수 있지만, 중국 기업이 제시하는 급여는 한국에 비해 많이 낮아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진다. 따라서 최대한 한국의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미래를 그려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출처: 무역협회(www.kit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