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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 취업 & 자격증/생생한 현장 이야기

독일인턴생활기 | 현대모비스 독일법인 인턴에서, 독일기업에 입사하기까지.


* 무역협회 (www.kita.net)의 글로벌 무역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교육, 취업 후 작성한 글입니다 ^^


무엇이 나를 독일 취업으로 이끌었나

대학교에서 독일어를 전공했다.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있으면서 그들의 삶의 일부를 엿보았다. 귀국했지만 독일 속의 내 모습은 잊히지 않았다. 여기에다 무역이라는 삶의 현장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결국 독일 취업의 꿈을 키웠고, 그 꿈이 현실이 되게 만들었다.

 

자료조사에서 짐 나르기까지

대학시절 독일어를 전공한 나는 2012년 1년간 독일의 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으면서 ‘이곳에서 학생이 아닌 직장인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했다. 교환학생 연수가 끝난 뒤 4학년 1학기에 복학했는데,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면 독일에서 장기간 머물러볼 기회가 다시는 없을 것 같아 이 고민 저 고민 하던 중 눈에 띈 게 글로벌무역인턴십 프로그램이었다.


본격적인 직장생활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 학생 신분으로 누릴 수 있는 작지 않은 혜택이라고 판단해 도전했고 다행히 운이 따랐다. 서울 삼성동 무역아카데미에서 받는 국내교육 중에서는 수출입 시뮬레이션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다. 이틀에 거쳐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선적서류 작성까지 그간 배우고 익혔던 이론지식을 활용해볼 수 있었다. 

교육기간 동안 중간, 기말 시험, 인터넷 시험, 어학 시험 등등 시험의 연속이었는데, 결과가 파견 국가와 업체 선정에 영향을 준다고 해서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6개월의 짧지 않은 단련기간을 거쳐 내가 배정받은 회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현대모비스였다. OEM세일즈팀에 근무하게 됐는데, 국내연수 기간 동안 배웠던 많은 내용들을 실제로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세일즈 팀에서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번역, 서류 정리, 심지어 짐 나르기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비자 문제로 마음고생 한 사연

프랑크푸르트로 떠나기 전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독일 교환학생으로 한 번 비자를 받은 사람에게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 때문에 나를 비롯해 독일을 지원했던 독문학과 출신 학생들의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주한독일대사관 영사와의 인터뷰에서 간단명료하게 왜 내가 독일에 가야 하는지 이유를 잘 설명하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받은 비자도 연장이 불가능하고 재발급도 안 되므로 독일에 장기적으로 머물면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비자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게 좋다).

내 경우에는 이미 독일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파견 전 기대와 실생활에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프랑크푸르트에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모여 있다 보니 연수생들도 그곳에 많이 파견됐는데, 대도시라 그런지 집을 구하기가 힘든 데다 주거비가 비싸 아끼고 또 아껴가며 살아야 했다.

 

인턴십 후 독일 기업에 입사하다

글로벌무역인턴십 과정이 끝나갈 즈음, 현지 취업을 구체적으로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독일 내 한국동포 인터넷 커뮤니티인 ‘베를린 리포트’를 비롯해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in독일’ 그리고 독일 내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인 ‘monster.de’를 통해 구인광고들을 훑어보면서 회사를 물색해 나갔다.


결국 정밀 파이프와 경량파이프, 기계부품을 주로 취급하는 무역업체가 눈에 띄었고, 입사원서를 넣었다. 원래 무역회사에서 일해 보고 싶었기 때문에 취업 희망 업체를 무역업체로 한정했다. 인터넷으로 지원서를 제출했더니 약 일주일 뒤 회사 측에서 전화가 와서 면접 일정이 잡혔다. 면접은 두 번에 거쳐 진행됐고, 첫 번째 면접과 두 번째 면접 사이에는 약 2주의 시간이 있었는데, 첫 번째 면접 성적이 좋은 지원자들에게 2차 면접의 기회가 주어졌다. 한국이 아닌 독일에 있었기 때문에 따로 스터디를 하거나 선배의 조언을 얻을 수 없어서 인터넷으로 면접 때 나올 만한 질문들을 검색해보면서 혼자 연습했다. 취업성공의 비결이랄 것은 없지만, 면접때 떨지 않고 당당하게 응한 것이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취업시장도 인문계 출신보다 이공계 졸업자들에게 우호적인 것 같고 임금수준도 훨씬 높다. 이런 점에서 독일 취업을 꿈꾸는 이공계 출신은 굳이 독일어를 잘 하지 못해도 본인의 전공분야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고 본다. 

 

독일에는 외국인이 정말 많다. 특히 프랑크푸르트의 지하철을 타보면 독일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들 역시 대부분 일자리를 구하려고 독일에 온 것이다. 따라서 이들 중에는 독일어는 기본이고 영어와 자신의 모국어에 더해 특정 분야 지식과 커리어까지 고루 갖춘 인재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쟁쟁한 경쟁자들과 겨루려면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 


출처: 무역협회 (www.kit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