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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 취업 & 자격증/생생한 현장 이야기

해외인턴생활기 | 일본 화장품회사에서 인턴하기 (아모레퍼시픽재팬)

* 무역협회 (www.kita.net)의 글로벌 무역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교육, 취업 후 작성한 글입니다 ^^


화장품에서 내 길을 찾다

 


내가 ‘글로벌 무역인턴십’ 참가를 결심한 것은 1년간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뒤 다가오는 졸업과 취업을 앞두고 한번쯤 인턴십을 다녀오는 편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인턴십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경쟁률은 높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취업의 기회가 존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과연 이런 일을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강했다. 

일단 지원을 하긴 했지만 무역에 대한 배경지식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지원을 결심한 날부터 날마다 경제신문을 보면서 준비를 시작했고, 운이 좋았는지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있었다.

 

첫 직장상사(?)도 생기고

무역지식이 전무했던 내게 국내교육 프로그램은 마치 단기간에 이뤄지는 주입식 무역학원에 다닌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루 5시간의 수업과 2주에 한번씩 있는 대대적인 시험은 한 학기 동안 배울 분량을 단기간에 해치우게 만들었다. 특히 후반부에 진행된 각 분야 전문가 분들의 실무를 바탕으로 한 강의는 교재는 물론, 어디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무역분야에 관해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며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집은 지하철 노선이 간단한 곳으로

인턴십 비자는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했다. 

일본 워킹홀리데이비자는 신청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국내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에 신청했다. 동기 중에는 비자 대행사에 일을 맡긴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그냥 인터넷에서 비자 합격수기 등을 참고하면서 직접 처리했다. 


나중에 일본으로 인턴 생활을 떠나는 분들을 위해 참고로 얘기하자면, 2014년부터 25살 이상 여성에 대한 비자 발급이 엄격해지는 바람에 이런 사항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대행사별로 비자 대행 모집기간도 다르므로 되도록 시간을 끌지 않고 빨리 신 청하는 게 좋다. 국내교육이 끝나고 기업 배정까지 완료된 후 일본으로 갈 인턴들에게는 출국일까지 2주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살 집을 구해야 했는 데, 전에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는 기숙사에서 살았을 뿐 집을 구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다. 쉐어하우스, 룸쉐어, 레오팔레스 등 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나는 가격은 좀 비싸지만 레오팔레스를 통해 집을 구했다. 


쉐어하우스는 자신이 직접 일본에 연락해 이것저것 찾아봐야 하지만, 레오팔레스는 종로에 한국지점이 있어서 상담을 통해 곧바로 집을 구할 수 있 었다. 집은 내가 다닐 회사와 집 간의 지하철 노선을 고려해서 정했다. 일본의 지하철 노선이 워낙 복잡해 여러 번 갈아타게 되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 버릴까 염려됐기 때문이다.

다시 한 가지 팁을 얘기하자면, 일단 집값이 정해지고 나면 대략 한달 생활비를 예상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받은 지원금으로 어떻게 생활할지 미리 계획을 짜두는 게 좋다. 


나는 정부 지원금을 거의 집값으로 써서 기업에서 받는 지원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부족하다면 부족한 돈이었지만, 계획을 짜서 사용해보니 크게 곤란하거나 부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론+실무=입체적 시각

내가 파견된 아모레퍼시픽재팬은 일본에서 ‘려’, ‘에뛰드’, ‘아이오페’ 이렇게 세 가지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었다. 인턴은 이런 브랜드 부서가 아닌 전략팀에 소속돼 일을 하게 되는데, 나는 아모레퍼시픽재팬 인턴 최초로 근무기간의 딱 절반인 50일째 되는 날에 전략팀에서 연구·개발(R&D)팀으로 인사이동이 됐다.

 

전략팀은 본-지사 간 정보 공유를 위해 자료를 만드는 일이 주 업무였다. 

일본의 화장품 시장동향이나 신상품 정보 등을 모아 보고서 만들거나 본사에서 의뢰한 일본 신문기사를 번역하는 등의 업무가 주어졌다. 

그 외에도 본사에서 출장자가 왔을 때 시장조사에 동행하면서 안내와 통역을 한다거나 미팅에 따라가 동시통역을 하기도 했다. 


R&D팀에서는 상품 수입과 품질관리 업무를 했다. 한국에서 제조된 화장품의 수입판매를 위해 관청에 제출할 관련 서류를 준비하거나 한국의 화장품 성분이 일본의 법률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일, 라벨 체크, 인보이스 작성, 제품 검수 등 전략팀과는 달리 화장품을 접하는 업무가 주였다. 


나는 파견 회사로 아모레퍼시픽이 정해졌을 때, ‘화장품 회사인 만큼 여러 화장품을 직접 접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품었다. 그러다가 전략팀에 소속돼 데스크 업무만 반복되자 서서히 실망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일본 화장품회사는 시세이도 밖에 모를 정도로 배경지식이 전무였던 내게는 이때 굉장히 공부가 많이 됐다.

 

전략팀에서 화장품에 관한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면, R&D팀에서는 화장품이 어떻게 수입돼 어떻게 팔리는지, 그 뒤에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을 통해 화장품의 유통과정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화장품 검수 업무였는데, 검수 업무란 화장품을 수입했을 때 이 화장품이 종전에 수입한 화장품과 같은 상품인지, 품질의 변화는 없는지를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단순히 여러 가지 새로운 화장품을 사용해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지만, 이 작업을 통해 일본이 화장품의 안전성, 안정성 등에 관해 얼마나 민감하며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내가 이런 일을 하면서 자료를 획득하거나 참고한 곳은 아래와 같다.


① www.cosme.net/(화장품 정보 및 랭킹 사이트)

② www.wwdjapan.com/beauty/(뷰티 정보)

③ www.nikkei.com/(일본경제신문)

④ www.fashion-headline.com/(뷰티 정보)

⑤ www.cosmetic-info.jp/jcln/search.php(화장품 성분 분석)


내가 파견된 아모레퍼시픽재팬의 경우 화장품 회사이다 보니 여자 직원들이 많고 5명의 주재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현지 직원, 그것도 일본인들이어서 문화적인 차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인턴의 업무가 정확히 구분돼 있어서 이것저것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솔직히 국내에서 학교에 다니면서 자기소개서를 써보려고 하면, 이 회사에서 무엇이 하고 싶은지, 이 회사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정말 막연하기만 했다. 하지만 일본 인턴생활을 통해 화장품 업계에서 내 꿈을 발견 하고 지식도 얻었기 때문에 이 분야에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현지 취업을 시도해보기도 했는데, 인턴생활을 한 회사에 취직하는 방법 이외에 현지 구직활동을 위해 주로 무역협회 도쿄지부의 한국기 업연합회 사이트를 방문했다. 채용공고가 부정기적으로 뜨고 인턴 업무량도 많아 휴일이 아니면 자주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내게 맞는 회사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는 그때그때의 운 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기업은 8~9월에 이미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꺼번에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세미나를 개최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취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연계 회사 외에 다른 현지 기업에 취업을 원한다면 업무 중간 틈틈이 무역협회 도쿄지부 사이트를 수시 로 체크하면서 자신의 조건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출처: 무역협회 (www.kita.net)